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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생각들

두번 째 회사에 들어가며

anomie7 2019.05.26 15:13

두번 째 회사에 들어가며

0. 내가 백수가 된 이유

작년 8월 갑작스럽게 백수가 됐다. 다니던 회사의 투자금이 다 떨어져간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다.
대표님이 IR을 자주 다녔고 꽤 큰 금액을 다른 업체에 제휴를 위해서 투자 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2018년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그 날은 갑자기 왔다. 여느때와 같은 월요일이라서 모든 멤버들이 한주의 일정을 공유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표님은 이제 사업은 지속할 수 없게 되었고 내가 부족해서 이렇게 되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던 것같다.
순간 멍해졌다. 핫플레이스 검색이라는 기능을 새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제 나도 주도적으로 개발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시점이었다. 그리고 우리 팀과 서비스를 너무 좋아했었기 때문이다.
한달치 급여와 실업급여를 수령하게 되어서 경제적인 부분은 문제가 없었지만 8월부터 12월까지는 좌절감과 허탈함이 컸던 것 같다.
특히 친지들이나 새로 만나는 사람들을 대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1. 백수 생활이 길어진 이유

실직한 직후 첫 회사의 경험을 복기 해봤다. 문제점을 돌이켜 보면 속도가 문제였다. 첫 회사의 기술 스택은 한국의 SI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JSP, Spring,Mybatis, jquery로 이루어져 있었다.
백엔드 단은 그대로 두더라도 프론트 엔드 단이라도 Vue.js를 도입해서 처음부터 개발했다면 개발 속도가 많이 향상됐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나의 경험 부족도 아쉬운 부분이였다. 개발을 하면서 경험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었다. 웹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경험을 혼자서 더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 많이 언급한 토이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백엔드와 프론트 엔드 모두 생산성 높은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공부도 꾸준히 했다.
12월에는 어느정도 완성됐다고 생각해서 채용사이트들을 봤는데 당시 내가 지원할 만한 일자리가 별로 없었다. 사람인에서 검색하면 뭔 JSP 개발자를 구한다는 채용공고만 엄청많고(보도방으로 추정됨.)
로켓펀치에서는 내가 가진 기술스택에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보유한 경력직을 구하는 공고가 주를 이뤘다. 그러니 블록체인을 2월까지 공부해서 좀 더 채용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1월 한달은 실제로 꽤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 그런데 2월부터 힘이 빠지더니 모든일이 귀찮아 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2월과 3월은 MSA 공부를 하면서 개발을 뜨문뜨문하긴 했지만 열정이 너무 없었다. 나 스스로도 내가 내 맘대로 안되니 답답하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다가 4월부터는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어학원의 토익 오전반을 다녔다. 아침에 일어나서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개발공부를 할 생각이었는데 숙제와 복습할 양이 많아서 4월 한달은 정신없이 영어 공부만 했다.

2. 생각보다 순조로운 백수생활 청산

4월에 토익 학원에 다니면서 생활비가 한달치만 남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채용공고를 찾아 보니 채용 시즌이라서 내가 지원할만한 자리들이 꽤 많이 보였다.
1월에 블록체인 공부를 하다가 잠정보류하고 2월, 3월에 나태하긴 했지만 MSA 책을 보면서 토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꽤 끌어올렸던 터라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로켓펀치에서 관심이가는 스타트업이 있어서 지원했는데 면접날짜가 빨리 잡혔고 면접 피드백도 굉장히 긍정적이라서 일주일도 안되어서 일하기로 결정했다.덤으로 연봉도 원하는 만큼 (난 소박하다.) 맞출 수 있었다.

3. 수습 기간

이제 일을 한지 한달이 다 되었다.
개발 업무보다는 운영과 인프라쪽을 많이 건드렸다.
aws codedeploy로 블루/그린 배포를 aws-cli를 이용해 쉘 스크립트로 짜서 자동화하는 과정은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공부도 많이 했다.
스스로 한단계 올라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리고 평소에 관심 있었던 세션 저장소를 외부화하는 작업도 무중단 배포를 위해서 진행했는데. 설정이 간단했지만 동작을 이해하는 건 어려웠다.
스프링 시큐리티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스프링 시큐리티에 대해서 이해의 폭을 넓혔다.
이렇듯 수습 기간은 성공적이었고 암묵적으로 계속 일하기로 협의도 된 상태이다.

4. 각오

이번에는 꼭 회사가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성공했으면 좋겠다. 사실 개발자로써 성장과 회사의 성공이 꼭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성공 여부는 주로 리더쉽,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되어 있고 개발자는 회사의 요구사항들을 구현하면서 기술적인 경험을 쌓는다.
핵추진 항공모함을 만들어 산으로 가면 목표 달성에 실패하지만 배를 만들고 운전한 사람은 능력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나룻배를 타고 보물섬으로 간다면 팀은 성공했지만 개발자가 좋은 개발 경험을 쌓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본에는 충실해야하고 만족할만한 퀄리티를 내야하겠지만 기술적인 욕심이나 고집은 내려놓을 생각이다.(트렌디한 것에 대한 욕심과 고집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에는 적정한 수준이란 것이 있으니 말이다. 팀에 합류한 이상 내 커리어는 2순위이다. 1순위는 우리의 행복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본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프로젝트를 빨리 파악하고 반복되는 작업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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